OpenAI의 경고: AI 능력 격차, 새로운 디지털 격차를 만들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OpenAI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새로운 그림자를 조명하는 중요한 보고서, **'역량 활용 지체(Capability Overhang)'**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단순히 AI 기술의 발전상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AI의 강력한 잠재력과 실제 사용자들의 활용 수준 사이에 심각한 격차가 존재하며, 이것이 개인, 기업, 국가 간의 새로운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역량 활용 지체'란 무엇인가?
'역량 활용 지체'란 AI 모델이 가진 고도의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용자가 여전히 AI를 단순 검색, 기본적인 글쓰기 등 간단한 작업에만 사용하고 있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OpenAI는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AI는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많은 국가들은 아직 그 잠재력을 완전히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경제 성장을 이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구를 활용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는 '역량 활용 지체'가 존재합니다.
이 격차는 기술 접근성의 문제를 넘어, AI를 얼마나 '깊이 있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능력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이는 곧 생산성의 차이로 이어져, 기존의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를 넘어선 **'AI 격차(AI Divide)'**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데이터로 보는 AI 활용 격차
OpenAI는 챗GPT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역량 활용 지체'의 실태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습니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입니다.
| **측정 항목** | **파워 유저 vs 일반 유저** | **선도 국가 vs 후발 국가** |
| 고급 추론 기능 활용 | **7배** 더 많이 사용 | 1인당 **3배** 더 많이 사용 |
| 복잡한 문제 해결 (추론 토큰 소비량) | **3배** 더 많이 소비 | - |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5%에 해당하는 '파워 유저' 그룹은 일반 사용자보다 AI의 추론 기능을 7배나 더 많이 사용하며, 질문 하나를 던질 때도 3배 더 많은 자원을 소모하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국가 간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격차가 단순히 국가 소득 수준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국, 인도 등은 전체 사용자 수에서 앞서고 싱가포르, 네덜란드는 인구 대비 보급률이 높았지만, AI의 추론 능력을 가장 집약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는 파키스탄, 모로코, 베트남 등이었습니다. 이는 소수의 개발자들이 코딩과 같은 고난도 작업에 AI를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유료 구독률과 이미지/영상 생성 활용도는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보고서가 강조하는 고난도 추론 영역에서는 아직 더 깊이 파고들 여지가 있는 중상위권 그룹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이는 많은 사용자가 AI를 여전히 새로운 검색 엔진이나 간단한 글쓰기 도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왜 이 격차가 중요한가: 생산성의 문제
AI 활용 능력의 차이는 개인과 기업의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 시간 절약: 파워 유저들은 챗GPT를 통해 주당 10시간 이상을 절약합니다.
- 업무 효율: '챗GPT 엔터프라이즈'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40~60분의 시간을 절약합니다.
- 산업 혁신: 케냐의 의료기관에서는 AI 진단 보조를 통해 의사의 오류가 16% 감소했으며, IT(87%), 마케팅(85%), 엔지니어링(73%)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속도 향상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은 소수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업용 사용자 중 **19%**는 가장 유용한 기능 중 하나인 데이터 분석을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았으며, 유료 사용자 중 **14%**는 추론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기술은 이미 충분하지만, 그 가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버려지고' 있는 셈입니다.
단순 접근을 넘어 '주체성(Agency)'의 시대로
OpenAI는 이 문제의 핵심이 기술 접근성이 아닌 '주체성(Agency)'의 격차에 있다고 강조합니다. '주체성'이란 사용자가 AI에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AI를 주도적으로 통제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AI가 써준 글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거나, 명백한 오류를 비판 없이 수용하는 것은 주체성이 없는 수동적인 활용입니다. 반면, AI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복잡한 작업을 단계별로 지시하며,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하여 자신의 창작물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능동적인 활용입니다.
결국 AI를 '신기한 계산기'로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지능을 증강하는 '강력한 파트너'로 만들 것인가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주체성에 달려있습니다.
결론: 새로운 시대의 과제
OpenAI의 '역량 활용 지체' 보고서는 AI 시대의 화두가 'AI를 사용하는가'에서 **'AI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로 넘어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AI 활용 능력의 격차는 더 이상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경쟁력과 사회적 불평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되었습니다.
물론, OpenAI의 이러한 주장은 더 깊이 있는 유료 서비스 사용을 유도하려는 상업적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과연 AI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 다가오는 AI 시대를 위해 개인과 조직, 그리고 국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제는 AI를 제대로 배우고, 비판적으로 활용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AI 리터러시'를 높이기 위한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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